발표 순서와 조 편성, 한 번에 정하는 법

발표 순서와 조 편성은 같은 문제의 두 얼굴입니다. 사람을 줄 세우거나 묶어야 하는데, 누가 정하든 「왜 나만」이라는 말이 따라옵니다. 이 글은 두 일을 한 번에 다룹니다. 어떤 방식이 어떤 불만을 낳는지, 무작위로 정할 때 미리 합의해 둘 것은 무엇인지, 그리고 뽑고의 순서·팀 도구를 직접 돌려 얻은 숫자가 알려 주는 의외의 사실들까지 정리했습니다.
사람이 정하면 왜 항상 뒷말이 나올까
발표 순서를 정하는 흔한 방식에는 저마다 불만이 따라붙습니다. 번호순은 가장 쉽지만 늘 같은 번호가 마지막이 됩니다. 자원제는 나서는 사람이 먼저이고, 남은 사람은 눈치를 보다 어쩔 수 없이 나서게 되지요. 가위바위보는 재미있어도 인원이 많으면 결판이 나지 않고, 진 사람이 계속 남아 어색해집니다. 팀을 나눌 때도 비슷합니다. 친한 사람끼리 묶게 하면 늘 남는 사람이 생기고, 진행자가 균형을 맞춰 짜 주면 「왜 쟤랑 같은 팀이에요」라는 말이 나옵니다.
방식은 달라도 공통점이 있습니다. 누군가의 판단이 결과에 끼어든다는 점입니다. 사람이 정하면 「왜 나만」이라는 질문이 따라오고 진행자는 그 질문에 답해야 합니다. 무작위로 정하는 방법은 그 질문 자체를 없애 줍니다. 순서와 조를 정하는 일은 하나로 묶어 볼 만한 문제이기도 합니다. 결국 사람들을 줄 세우거나 묶는 일이고, 필요한 합의도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무작위가 어울리는 때와 어울리지 않는 때
무작위 배정은 참가자의 실력이나 경험이 비슷할 때 가장 잘 맞습니다. 사내 워크숍의 게임 대회, 동아리 내전, 조모임의 조 편성처럼 「누구와 하든 큰 차이가 없는」 상황입니다. 발표 순서도 순서가 평가에 영향을 주지 않는 수업이나 회의에 알맞습니다.
반대로 실력 차이가 뚜렷한 경기에서 잘하는 사람이 한 팀에 몰리면 경기가 재미없어집니다. 뽑고의 랜덤 팀 나누기는 성별이나 실력에 따른 균형 배정을 하지 않으므로, 이런 때는 사람이 한 단계를 더해야 합니다. 실력 순으로 사람을 묶음으로 나누고, 묶음의 인원을 팀 수와 같게 만든 다음 묶음마다 도구를 한 번씩 쓰면 한 팀에 한 명씩 가게 됩니다. 이름 명단을 묶음별로 나누어 도구를 여러 번 쓰는 방법입니다.
평가가 걸린 발표라면 순서가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순서를 정하기 전에 평가 기준을 먼저 공개하고, 앞 순서에도 뒷 순서에도 같은 기준을 적용한다고 말해 주세요. 순서를 뽑는 방법이 공정해도 기준이 순서에 따라 달라 보이면 불만은 그대로 남습니다.
발표 순서는 이렇게 정한다
발표 순서·짝 정하기 도구에 이름을 한 줄에 하나씩 넣으면 모든 사람의 순번이 한 번에 정해집니다. 한 명씩 차례로 뽑는 것이 아니라 전체 순서를 한 번에 섞기 때문에, 이미 나온 사람이 다시 뽑힐 걱정이 없습니다. 입력한 순서나 이름은 결과에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순서가 나오면 바로 복사해 메신저나 문서에 붙여 두세요. 일반 추첨은 브라우저 안에서만 처리되어 서버에 남지 않고, 화면을 닫으면 다시 볼 수 없습니다. 새 추첨을 누르면 전혀 다른 순서가 나오므로 복사하기 전에 다시 누르지 않도록 조심하세요. 온라인 수업이나 화상회의에서는 화면을 공유하면서 뽑으면 모두가 같은 결과를 동시에 봅니다.
순서만 정하고 끝내면 발표 당일에 문제가 생기기 쉽습니다. 발표 시간, 질의응답 시간, 자료 제출 마감, 순서 교환 가능 여부까지 같이 정해 두세요. 특히 순서 교환은 「사정이 있으면 서로 합의해서 바꿀 수 있다」는 규칙 하나만 있어도 불필요한 불만이 줄어듭니다. 매번 같은 사람이 마지막이 되는 것이 걱정이라면 다음 회차에는 지난번 순서를 뒤집어서 쓰는 방법도 있습니다. 무작위는 아니지만 모두가 아는 규칙이라 공정하다고 느끼기 쉽습니다.
같은 명단으로 순서를 또 뽑으면 같은 번호가 나올까
학기 내내 같은 명단으로 발표 순서를 뽑는 반이라면 「지난번에도 3번이었는데 또 3번」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이것이 흔한 일인지 알아보려고 우리는 뽑고의 순서 뽑기가 쓰는 shuffle 함수로 같은 명단을 두 번 뽑아, 두 번 다 같은 번호를 받은 사람이 있는지 1,000,000번씩 세었습니다. [실측] 열 명이면 63.2%, 서른 명이면 63.3%의 경우에 적어도 한 명은 지난번과 같은 번호를 받았습니다.
이 숫자는 이론과 맞습니다. 무작위로 섞은 순서에서 제자리에 남는 사람 수의 평균은 인원이 몇 명이든 1이고, 한 명도 없을 확률은 인원이 늘수록 1/e, 약 36.8%에 가까워집니다. [계산] 그러니 두 회차 사이에 한 명쯤 같은 번호를 받는 것이 오히려 평범한 결과입니다. 특정한 한 사람이 같은 번호를 또 받을 확률은 인원수분의 1로 작지만, 누군가 한 명은 그럴 확률이 63%에 이르므로 반 어딘가에서는 늘 「또 나야」라는 말이 나옵니다. 조작의 증거가 아니라 평범한 결과입니다. 같은 번호를 피하고 싶다면 「지난번 첫 번째 발표자는 이번에는 마지막으로 보낸다」처럼 사람이 규칙을 하나 더하는 쪽이 현실적입니다.
| 인원 | 한 명 이상 있을 확률 [계산] | 한 명 이상 있을 확률 [실측] | 평균 인원 [계산] | 평균 인원 [실측] |
|---|---|---|---|---|
| 5명 | 63.33% | 63.33% | 1.0명 | 1.00명 |
| 10명 | 63.21% | 63.22% | 1.0명 | 1.00명 |
| 20명 | 63.21% | 63.19% | 1.0명 | 1.00명 |
| 30명 | 63.21% | 63.28% | 1.0명 | 1.00명 |
인원이 나누어떨어지지 않을 때
열한 명을 세 팀으로 나누면 4명, 4명, 3명이 됩니다. 랜덤 팀 나누기는 팀별 인원 차이를 최대 한 명으로 맞춥니다. 어떤 팀이 한 명 더 많은 것은 피할 수 없으니 미리 알려 주면 불만이 줄어요. 한 명이 적은 팀에 점수 보정을 주거나 남는 한 명을 심판으로 세우는 방법도 자주 쓰이는데, 이런 보정은 도구가 아니라 사람이 정할 부분이므로 팀을 나누기 전에 합의해 두세요.
그런데 한 명 더 받는 팀이 늘 같은 번호라면 같은 반을 매번 나누는 사람에게는 보이는 불공평이 됩니다. 뽑고는 어느 팀이 한 명 더 받을지도 무작위로 뽑으며, 이 편향을 실측으로 찾아 고친 경위는 「뽑고 추첨 검증 보고서」에 적었습니다. 30명을 4팀으로 나눌 때 8명이 되는 팀은 둘인데, 30만 번 돌려 팀 번호별로 8명 팀이 될 비율을 세어 보니 1팀 49.87%, 2팀 50.01%, 3팀 50.05%, 4팀 50.08%였습니다(이상적인 값은 모두 50%). 한 참가자가 1팀에 들어갈 확률도 사람마다 24.83%~25.23%로 25%에 가까웠습니다. [실측]
같은 반을 여러 번 조 편성하면 서로 다 만날까
학기 중에 조 편성을 여러 번 하면 결국 모두가 모두와 한 번쯤은 같은 조가 될 것 같습니다. 그런데 계산해 보면 생각보다 훨씬 더디게 만납니다. 서른 명을 다섯 팀으로 나누면 특정한 두 사람이 같은 팀이 될 확률은 한 번에 17.24%입니다. 한 사람 입장에서 남은 29명 가운데 같은 팀 자리는 5명뿐이니 29분의 5, 약 17%라는 직관과 맞습니다. 뽑고의 팀 나누기 함수로 300,000번 나눠 특정한 두 사람(명단의 첫째와 둘째)이 같은 팀이 된 비율을 세어 보니 17.27%가 나왔습니다. [실측]
이 확률로 계산하면 같은 반을 여섯 번 조 편성하고 나서도 서로 한 번도 같은 조가 되지 못한 쌍이 평균 139.8쌍 남습니다. 서른 명이 만들 수 있는 435쌍 가운데 약 32%입니다. [계산] 같은 시험을 10만 개 반에서 해 보니 평균 139.7쌍이었습니다. [실측] 모든 쌍이 적어도 한 번은 만나려면 평균 35.7번의 조 편성이 필요했습니다(중앙값 35번). [실측] 무작위 조 편성은 「섞이게 해 주는」 방법이지 「모두가 만나게 해 주는」 방법이 아닙니다.
또 한 가지, 연속으로 두 번 같은 조가 되는 쌍도 생깁니다. 연달아 두 번 나눌 때 두 번 다 같은 팀이 되는 쌍이 서른 명 5팀에서는 평균 12.9쌍입니다. [실측] 「저번에도 같은 조였는데」는 조작이 아니라 평범한 결과입니다. 이전 조를 기억하지 못하는 것은 도구의 한계이므로, 새로운 사람을 만나게 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이전 편성표를 사람이 보관해 두고 겹치는 조만 한 번 다시 나누는 식의 규칙이 필요합니다. 과정과 숫자는 「조 편성 6번 해도 서로 다 만나지 못한다」에 정리했습니다.
| 인원 · 팀 수 | 팀 크기 | [계산] 확률 | [실측] 특정 두 사람 |
|---|---|---|---|
| 20명 · 4팀 | 5명 4팀 | 21.05% | 21.07% |
| 20명 · 5팀 | 4명 5팀 | 15.79% | 15.77% |
| 30명 · 4팀 | 8명 2팀 · 7명 2팀 | 22.53% | 22.47% |
| 30명 · 5팀 | 6명 5팀 | 17.24% | 17.27% |
짝을 바꿀 때 이전 짝이 또 나오면
둘씩 짝을 짓는 일을 연속으로 두 번 하는 상황도 비슷합니다. 20명이 두 번 연속으로 짝 정하기를 했을 때 이전과 같은 짝이 한 쌍이라도 남을 확률은 40.9%입니다. [계산] 100만 번 시험해 보니 40.9%였습니다. [실측] 한 사람이 이전 짝과 다시 만날 확률은 19분의 1로 작아도, 열 쌍 가운데 어디선가 한 쌍은 겹치기 때문에 열 번에 네 번꼴로 「또 그 짝」이 나옵니다.
이럴 때 가장 현실적인 규칙은 「이전과 같은 짝이 나오면 겹치지 않을 때까지 다시 뽑는다」를 미리 정해 두는 것입니다. 20명이면 이전 짝이 하나도 겹치지 않는 결과가 나올 때까지 평균 1.69번을 뽑게 됩니다. [실측] 이전 결과는 도구가 기억하지 못하므로 사람이 메모해 두어야 합니다. 이 숫자들의 유도는 「짝을 바꿨는데 또 그 짝이 나오는 확률」에 있습니다.
「이 사람이랑은 싫은데」에 대처하기
팀 나누기 도구는 특정 사람끼리 같은 팀이 되지 않게 하는 설정을 지원하지 않습니다. 정말 그런 조건이 필요하다면 그 사람들을 명단에서 빼고 나머지를 도구로 나눈 뒤, 뺀 사람들을 서로 다른 팀에 직접 넣으세요. 이때 팀 크기 차이가 한 명을 넘지 않는지는 사람이 확인해야 합니다.
다만 이런 예외가 많아지면 무작위의 의미가 흐려집니다. 예외는 꼭 필요한 한두 건으로 두고, 그 사실을 모두에게 밝히는 것이 좋아요. 누구는 예외였다는 사실이 나중에 드러나면 불신이 생깁니다.
결과를 알리고, 팀이 정해진 뒤에 할 일
결과 화면을 복사해서 단체 대화방에 한 번에 올리세요. 한 명씩 개별 연락으로 알리면 「내가 마지막에 알았다」는 서운함이 생길 수 있습니다. 결과가 모두에게 동시에 보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결과가 나온 뒤에는 다시 뽑지 않기로 약속해 두세요. 마음에 들 때까지 다시 하면 무작위로 나눈다는 말이 무의미해집니다.
팀을 나눈 직후가 사실 가장 중요합니다. 처음 만난 사람들이 섞였다면 이름과 역할을 서로 소개하는 짧은 시간을 주세요. 무작위로 만나 어색한 팀도 5분만 이야기하면 분위기가 달라집니다. 팀 이름을 스스로 정하게 하는 것도 소속감을 높이는 쉬운 방법입니다.
경쟁 활동이라면 팀 사이의 불균형이 보일 수 있습니다. 한 팀에 경험자가 몰렸다면 점수 보정이나 재편성을 제안할 수 있지만, 그 결정은 결과를 본 사람이 아니라 진행자가 규칙에 따라 내려야 합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결과는 바꾸지 않는다」와 「조건이 명백히 불균형이면 한 번만 다시 나눈다」 중 하나를 정해 두면 좋아요.
정하기 전에 합의할 다섯 가지
순서든 조든 뽑기 전에 이 다섯 가지만 정해 두면 뒷말이 크게 줄어듭니다. 하나, 무작위가 맞는 상황인지, 아니면 사람이 균형을 맞춰야 하는 상황인지. 둘, 결과가 나오면 다시 뽑지 않는다는 약속. 셋, 예외를 허용한다면 어디까지인지. 넷, 결과를 어떻게 복사해 모두에게 동시에 알릴지. 다섯, 다음 회차에 이전 결과를 어떻게 반영할지입니다. 마지막 항목은 이번 글의 실측이 보여 준 것처럼 도구가 이전 결과를 기억하지 않기 때문에 사람이 챙겨야 하는 부분입니다.
참고한 자료
바로 써 보기
- 발표 순서·짝 정하기 — 누가 먼저? 누구랑?
- 랜덤 팀 나누기 — 고르게 나누고, 함께 시작해요
- 사다리타기 — 선을 따라 만나는 뜻밖의 결과